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
중학생 시절, 장난처럼 숨을 참아 보다가 문득 멈췄습니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날 이후 죽음은 제 마음 한편에 늘 머무는 질문이 되었습니다. 대학에서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붙들고 죽음을 공부했고, 대학 방송국에서는 삶과 죽음을 주제로 작품을 쓰기도 했습니다.
마흔 초반, 삶이 가장 힘들던 시기에 우연히 죽음학을 만났습니다. 삶이 끝나는 죽음보다 더 힘든 것은 없다는 생각이 그 시간을 버티게 해 주었습니다. 죽음을 공부하며 오히려 살아갈 힘을 얻은 셈입니다.
그중에서도 사별과 상실, 애도에 마음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사람의 아픔 곁에, 그리고 사회적 재난 앞에서 우리가 함께 겪는 애도의 시간 곁에 있고 싶어 상담과 임상심리를 공부했습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 카르페 디엠, 오늘을 붙잡아라. 개인과 사회가 이 세 가지를 실천한다면 세상은 더 아름답고 살 만한 곳이 되리라 믿습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사람의 마음은 착해지니까요.
